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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2030 여성들이 빛처럼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겨울이 봄이 될 때까지 광장을 만들고 지켰습니다. 노동자, 농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 다양한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이끌었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되살렸습니다.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젊은 여성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광장을 떠나 ‘이기적이고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이들’의 일상으로 돌아갔을까요?

 

여성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티브릿지코퍼레이션에 의뢰한 웹조사 결과는 이런 편견을 보란 듯이 깨부숩니다. 지금 한국의 2030 여성들은 “성평등·경제 불평등, 사회 참여에 높은 감수성과 적극성을 가진, 다차원적인 요구를 지닌 유권자”입니다.

 

이들은 추상적인 이념 논쟁이나 단순 복지·출산 정책엔 관심이 없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교제폭력 등 여성의 일상과 직결된 실질적 문제 해결을, 성평등 정책을 분명히 요구하는 유권자들입니다. 10명 중 4명가량은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게 ‘평등 사회’의 걸림돌이라면 기꺼이 군대에 가겠다”고도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선 이 ‘2030 여성 유권자 리포트’의 핵심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 진보 성향 뚜렷한 2030 여성들

여성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티브릿지코퍼레이션과 함께 전국 18~39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웹조사 결과, 2030 여성의 정치적 성향은 확연히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89.0%가 중도 또는 진보라고 답했으며(진보 40.5%, 중도 48.5%), 보수는 11.0%에 불과했습니다.

5명 중 1명(21.8%)은 집회 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33.7%는 참여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여한 집회 주제는 ‘탄핵 찬성’(82.3%)이 가장 높았고, 노동권(13.7%), 성평등(12.7%) 관련 집회에도 자주 참여했습니다.

2030 여성들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다루길 바라는 여성정책은? ‘디지털 성범죄 방지’(54.3%)가 1위였습니다. 이어 ‘임금평등과 고용기회’(53.8%),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50.6%), ‘일-가정 균형 및 가족 친화적 정책’(41.7%) 등 순이었습니다(복수응답).

“기존 모성 중심 정책과 완전히 달라. 여성 정책 패러다임을 ‘사이버 안전’과 ‘일상적 위협 해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고로도 해석 가능.” - 김소연 티브릿지 부사장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가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여성들 누구에게나 젠더폭력 문제는 디폴트(기본값)가 됐다.” - 박진경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

2030 여성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바라는 건 단순한 여성 공약 나열이 아닙니다.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는 성폭력에 맞서고, 불평등한 노동 환경과 대표성의 공백을 메우며, 차별 없는 사회를 설계하겠다는 정치적 의지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 정책으로 디자인하는가가 핵심. 겉으로는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으면서 공약집에는 싣는 소극적인 형태로는 부족하다.” -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렇게 조사했습니다

조사 기관: ㈜티브릿지코퍼레이션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성인 여성
조사 규모: 1000명
표본 추출: 지역별/연령별/성별 인구구성비에 따른 층화표본추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조사 방법: 휴대전화 웹조사(100%)
조사 일시: 2024년 4월 7~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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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젊은 여성들이 얼마나 빛났는지 칭송하면서도, 정작 대선 국면에선 ‘여성’을 말하지 않는 유력 정치인들을 봅니다. 그 새삼스러움이 답답합니다.

 

그러나 ‘빛의 혁명’을 이끈 건 언제나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광장은 더 나은 세상을 말하고 요구하는 이 여성들을 누구도 과소평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늘 남겼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던 대통령을 파멸시킨 것도 이 여성들입니다.

 

탄핵 광장의 한복판에 섰던 2030 여성들이 다시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이들의 목소리에 기민하게 귀 기울이고 반응하기를 기대합니다. 다음 레터에서는 이번 여성신문 조사 결과에 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제언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최신 젠더 이슈와 관련된 여성신문만의 다채로운 콘텐츠를 전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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