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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에게 21대 대선의 풍경은 기묘합니다. 주요 정당 유력 후보들의 여성 정책과 저출생 공약에서 당사자인 ‘여성’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성평등 정책 컨트롤 타워이자, 윤석열 정부가 망가뜨린 여성가족부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여성계는 여가부를 성평등부(Ministry of Gender Equality)로 바꾸자고, 기능도 강화하고 예산도 늘리자고 요구해 왔는데요. 주요 후보들은 침묵하거나 도리어 폐지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까지, 주요 후보 4인의 여성정책과 저출생 공약을 꼼꼼히 분석해 봤습니다.

  

🔴 김문수

• 부분 근로자 대표제 도입
• HPV 백신 건강보험 적용 확대 (26세 이하 남녀)
• 여성안전주택인증제 도입
•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WOW 프로젝트'

한계

• 여가부 기능 강화에 대한 언급 없음
• "아빠 운동화", "워킹맘" 등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못 벗어난 표현
• 젠더폭력 대응 방안의 구체성 부족

전문가 평가 : "부분 근로자 대표제보다는 차라리 노동조합 설립을 지원하는 것이 낫다. 여가부와 관련된 공약이 우선적으로 나와야 한다." -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저출생 공약에 여성이 없다?

주요 후보들의 저출생 공약도 살펴볼까요. 아이를 낳는 주체인 여성의 삶과 선택에 대한 고민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대부분 경제적 지원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 후보별 저출생 공약 분석

🔵 이재명 : 현금 직접 지원 중심

• 아동수당 18세 미만까지 확대
• 육아휴직 모든 취업자로 확대
• 자녀장려금(CTC) 대상 및 지급액 확대
• 공공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강화

❌ 돌봄을 여성의 몫으로 두는 구조적 불평등 그대로 방치

🔴 김문수: 주거 지원에 집중

• 청년·신혼·육아 부부를 위해 매년 주택 20만호 공급
• 결혼 3년, 첫째 3년, 둘째 3년 등 총 9년간 주거비 지원
• 난임 생식세포 동결·보존 건강보험 급여 적용

❌ 남성=경제활동, 여성=양육자라는 성별 분업을 전제로 한 정책

🟡 이준석: 생활 편의 개선

• 다자녀 가구 '핑크 번호판' 부착
• 다자녀 전용 주차장 이용 및 주차요금 70% 감면
• 기존 여성전용 주차장을 다자녀 전용으로 전환

❌ 여성 안전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간과한 문제적 정책

🟢 권영국: 아동 권리 중심

• 아동기본법 제정으로 아동기본권 보장
• 시민동반자법과 비혼출산지원법(사유리법) 도입
• 한부모가족 포함 다양한 가족의 평등한 권리 보장
• 구조적 접근을 시도하는 가장 진전된 공약

😔 돈 더 주고 세금 덜 내게 해 주면 애 낳나요?

전문가들은 지원금을 더 주고 세금을 덜 내게 해준다고 여성들이 아이를 더 낳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저출생 문제는 여성이 남성 중심 사회에서 겪는 구조적 불평등에서 비롯된 위기니까요.

🙋🏻‍♀️ 2030 여성들이 꼽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여성정책(복수응답)

1. 디지털 성범죄 방지 (54.3%)
2. 임금평등과 고용기회 (53.8%)
3.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 (50.6%)
4. 일-가정 균형 및 가족 친화적 정책 (41.7%)

여성신문의 최근 조사 결과, 달라진 여성정책 선호도가 눈에 띕니다. 과거의 '출산·육아 지원'과 '일-가정 양립' 중심에서 '사이버 안전'과 일상적 위협 해소로 우선순위가 바뀐 거예요. 특히 반복되는 성범죄에 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위협을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2030 여성들이 가장 바라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 비동의 강간죄 도입,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 등은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서 비중 있게 언급되지 않거나, 아예 찾아보기 어려워요.

• 파트너의 양육 참여 보장
• 공평한 가사 분담 문화 조성
• 배우자의 출산휴가·육아휴직 의무화
•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 존중
•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교육

주요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서 광장의 여성은 슬그머니 지워졌습니다. 몇몇 후보들의 정책에서 여성은 아예 '출산 주체'로 축소됐고요. 

그런데 여성 정책은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게 아닙니다. 가족은 물론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이지요. 성평등은 소수만 앞세우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끌어올리는 정의의 기초입니다. 성평등에 무관심한 후보는 결국 청년, 장애인, 이주민, 비정규직 등 사회의 모든 소수자를 무시할 가능성이 높고요.

저출생 문제도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현금 지원이나 주거 혜택만으론 해결되지 않아요.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자신의 꿈과 목표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돌봄이 여성만의 몫이 아닌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정치적 주체'를 제대로 인정하는 대통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진지하게 약속하는 대통령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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