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원 부산지검 공판부 부장검사는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석의 최말자씨를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공판 담당검사가 아닌 부장검사가 직접 법정에 선 것도, ‘피고인’이 아닌 ‘최말자님’이라고 부르며 사과한 것도 매우 이례적입니다. 

💬 “검찰의 역할은 범죄 피해자를 범죄 사실 자체로부터는 물론이고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로부터도 보호하는 것이지만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작동했다.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았어야 할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이에 대해 최말자님께 깊이 사죄드린다. 이 사건은 성폭력 범죄에 대한 피해자의 정당한 방해 행위다.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해 달라.”

👏🏻 “최말자는 무죄!” 법정을 가득 메운 박수와 눈물

검찰의 무죄 구형이 발표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최말자는 무죄”를 함께 외쳤죠.

💬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무죄가 되는 사건이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무죄일 수밖에 없는 사건이 검찰과 법원의 잘못으로 오판된 것.” (최씨의 변호를 맡은 김수정 변호사)

1964년, 만 18세였던 최씨는 길을 묻는다며 접근해 성폭력을 시도하는 가해자 노모씨(당시 21세)의 혀를 깨물어 절단했습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됐죠. 정당방위였지만 중상해죄로 기소돼, 6개월간 구속된 채 수사와 재판을 받았습니다. 결국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반면 실제 가해자인 노씨에겐 강간미수 혐의조차 적용되지 않았고,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로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56년이 지난 2020년, 최씨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의 도움으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성, 사랑, 사회’ 수업을 들으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 것이 계기였죠. 그로부터 5년이 더 흘렀고, 검찰은 마침내 최씨에게 무죄를 구형하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니 대한민국 정의는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법을 만들어 달라!” (최말자씨, 23일 공판 후 기자회견에서)

재심 선고는 오는 9월 10일 오후 2시 진행됩니다. 자세한 소식, 다시 전해드릴게요!

사진 ⓒ손상민 사진기자/심숙연 디자이너/김세원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7월 23일 결국 자진 사퇴했습니다. 지명 30일 만, 이재명 정부 들어 네 번째 인사 실패. 2000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첫 현직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 낙마 사례.

이번 사퇴로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거셉니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까지, 네 차례 연속 인사 실패가 우연일 순 없어서입니다.

💬 “지금 정부는 기본이 안 된 인사를 하고 있다. 실질적인 사전 검토의 흔적이 없다. 몇몇 내부 인사들끼리만 결정하고 있는 폐쇄적 구조.” (우석훈 전 성공회대 외래교수)

“내란 같은 국가적 위기를 겪은 이후에는 절차의 투명성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소한의 검증 시스템조차 작동하지 않았다.” (권명아 동아대 교수)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 앞으로 임명될 여가부 장관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한 철학과 의지를 갖추어야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17개 여성단체, 24일 공동 성명)

“이재명 정부는 민생경제 회복의 이름으로 전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일시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특히 여성 자영업자의 경우 자본금의 제약과 성역할로 1인숍 혹은 1인업장 등 소규모 형태로 운영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이 때문에 낮은 수입은 물론, 젠더폭력과 같은 안전문제에 노출되거나 자녀와 노인 등 가족돌봄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 이들의 사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미선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학술연구교수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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