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사는 데 지칩니다. 직장 스트레스, 친구와의 갈등, 진로 고민, 더 나은 데이트 제안까지.... 저 역시 온종일 일하면서도 그의 고민을 모두 들어주고 상담에 해결책까지 제시해야 하니까요.”

요즘 뜨는 ‘맨키핑(Mankeeping)’이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연인 관계에서 여성이 남성의 감정적 욕구를 돌보기 위해 수행하는 보이지 않는 감정노동을 뜻합니다. 여성 대부분이 남성 연인과의 관계에서 상담사, 치유자, 파티 플래너 등 역할을 동시에 맡으면서도 같은 수준의 돌봄이나 지원을 받지 못해 불평등을 겪는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이자 젠더 연구자인 안젤리카 푸지오 페라라(Angelica Puzio Ferrara) 박사를 비롯한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2024년 처음 사용한 개념입니다. 배니티페어, 데일리메일, 포브스, 뉴욕타임스 등 영미권 주요 매체들도 최근 주목하고 있죠. 

‘왜곡된 남성성’이 문제다

남성들은 왜 여자친구나 아내에게만 마음을 열까요? 자신의 취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소통하기보다 경쟁과 과시에 집중하게 하는 남성문화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연애가 주는 위안보다 감정노동의 부담이 크니, 여성들이 연애 자체를 포기하거나 회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024년 미국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가 미국 성인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싱글 여성 중 연애를 원한다는 비율은 38%에 불과한 반면, 남성은 61%로 격차가 컸어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설문조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죠.

💬 “문제를 명명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 연인 사이에 감정노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여성들도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 상대의 모든 감정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은 들어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페라라 박사)

‘검은 수녀들’부터 ‘하이파이브’까지, 영화 속 성평등 지표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한국영화 10편을 소개합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5일 발표한 ‘벡델 초이스 10’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극장 개봉하거나 OTT 오리지널로 공개된 영화 125편 중에서 선정했어요.

상업 영화에선 남성 주인공이 흔한 장르에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사제가 아닌 수녀를 퇴마의 주체로 설정한 ‘검은 수녀들’(권혁재 감독), 범죄 느와르 액션물을 여성의 시선으로 해석한 배우 이혜영 주연 ‘파과’(민규동 감독), 배우 전도연 주연 ‘리볼버’(오승욱 감독) 등입니다. 10대 태권소녀 완서(이재인)가 주인공, ‘야쿠르트 아줌마’ 선녀(라미란)를 조연으로 등장시킨 히어로물 ‘하이파이브’(강형철 감독)도 유의미한 여성 서사를 갖춘 작품으로 평가됐습니다.

독립영화 진영에선 쌍둥이 남매를 낳은 여자 주인공이 둘째의 지적장애를 알게 되며 생기는 일을 그린 ‘그녀에게’(이상철 감독) 등, 더욱 다채로운 작품들이 선정됐습니다. 

여성 간의 연대를 묘사한 작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김혜진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레즈비언 딸과 그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딸에 대하여’(이미랑 감독), 사제지간의 교감을 그린 ‘최소한의 선의’(김현정 감독), 치어리딩 동아리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빅토리’(박범수 감독) 등입니다.

💬 “남성 감독이 여성 캐릭터를 주연으로 만든 작품이 증가했다. 창작자의 성별과 관계 없이 여성이 매력적인 서사의 중심으로 인정받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이화정 벡델데이 2025 프로그래머)

사진 ⓒ한국영화감독조합

스토킹 범죄에 시달리던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거나 중상을 입는 사건이 이어지자, 검찰과 경찰이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특히 스토킹을 반복하는 가해자에게 부과하는 잠정조치 중 전자발찌 등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적극적으로 부용하기로 했어요. 

또 스토킹 전담 검사와 경찰이 상시적인 연락 체계를 구축해 잠정조치 신청에 필요한 스토킹 신고 내역 등 자료를 적극 공유할 방침입니다. 잠정조치 이후 송치, 기소, 재판까지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잠정조치를 적절히 연장해 피해자 보호에 나설 계획이에요. 경찰은 앞으로도 살인 등 중범죄로 이어진 관계성 범죄 사례를 분석해 ‘관계성범죄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진 ⓒ연합뉴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당방위 재심 선고는 2025년 9월 10일에 예정되어 있다. 최말자와 끝까지 함께 정의를 되찾자. 그리고 호랑이 최말자와 함께, 때로는 최말자의 등에 올라 더 멀리 달려가자.”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의 글입니다. 

👀 생생한 소식을 바로 보고 싶다면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여성신문에 힘이 되어주기 💪 여성신문 구독·후원